소멸 위기 딛고 재발달한 열대폭풍 거트, 대서양 북부 해상에서 17일간의 이례적 생애 마감
2023년 열대폭풍 거트는 8월 19일부터 9월 4일까지 활동한 열대저기압으로, 아프리카 서해안에서 이동한 열대파(tropical wave)에서 발달했다.
거트는 한 차례 약화된 뒤 8월 31일 다시 열대폭풍으로 재발달하며 독특한 생애 경로를 보였다.
이 폭풍은 북대서양에서 발생해 한국·중국·일본·필리핀 등 동아시아 연안 지역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다.
공식 분석 자료에 따르면 거트는 9월 3일 최대 풍속 시속 92km(50노트), 중심기압 998hPa를 기록한 뒤 북대서양에서 세력이 약화됐다.
8월 19일 열대저압부 발달…26일 약화 후 31일 재발달한 거트
열대폭풍 거트의 기원은 2023년 8월 14일 아프리카 서해안에서 대서양으로 이동한 열대파였다. 이 열대파는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대류 활동을 유지했고, 8월 19일 북위 14.7도, 서경 46.6도 부근에서 열대저압부로 발달했다. 당시 중심기압은 1008hPa, 최대 지속풍속은 시속 약 55km 수준으로 분석됐다.
거트는 초기 형성 이후 서북서 방향으로 이동했지만 안정적인 발달 조건을 확보하지 못했다. 8월 20일에는 북위 16.7도, 서경 52.8도 부근까지 이동하며 중심기압이 1006hPa로 낮아졌으나, 이후 대류 조직이 약해지면서 세력이 점차 떨어졌다.
8월 24일부터 30일까지 거트는 열대저압부 상태에 머물렀다. 이 기간 중심기압은 1010hPa 안팎까지 상승했고, 최대 풍속도 시속 37km 이하 수준으로 감소했다. 8월 26일에는 지표 저기압성 순환이 약화되며 열대저기압으로서의 구조가 무너졌고, 잔존 저기압 형태로 남았다.
그러나 거트의 순환은 완전히 소멸하지 않았다. 북대서양 해상에서 저층 와도(vorticity) 중심이 추적 가능한 상태로 유지됐고, 주변 대기 흐름 변화 속에서 다시 조직화를 시작했다.
8월 31일 거트는 북부 리워드 제도 북쪽 해상에서 재발달했다. 당시 위치는 북위 28.5도, 서경 57.9도 부근이었으며 중심기압은 1008hPa로 분석됐다. 이후 9월 1일에는 열대폭풍으로 다시 지정됐고, 최대 풍속은 시속 약 64km까지 증가했다.
당시 분석 기관은 거트의 발생과 재발달 과정이 쉽지 않은 사례였다고 평가했다. 주변에는 허리케인 프랭클린, 열대폭풍 조세,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가까이 위치했고, 이러한 열대저기압 간 상호작용이 거트의 이동과 강도 변화를 분석하는 데 상당한 난관으로 작용했다.
한국 기상청과 중국, 일본, 필리핀의 태풍 감시 체계에서 거트는 직접적인 대응 대상이 아니었다. 발생 해역이 북서태평양이나 남중국해가 아닌 북대서양이었기 때문에 동아시아 연안의 태풍 경보 체계와 연결되지 않았다.
9월 3일 최고 강도 도달…최대 풍속 50노트·중심기압 998hPa 기록
거트는 재발달 이후 빠르게 조직을 회복하며 9월 3일 최고 강도에 도달했다. 공식 최적 경로 자료에 따르면 이날 00시부터 12시 세계표준시 사이 거트의 최대 지속풍속은 시속 92km(50노트), 중심기압은 998hPa로 분석됐다.
최고 강도 시점의 거트 중심은 북위 28.6도, 서경 53.5도 부근 대서양 해상에 위치했다. 위성 관측 자료와 드보라크 기법(Dvorak technique) 분석, 산란계 자료를 종합해 강도가 산정됐으며, 육지와 먼 해상에서 세력이 정점에 올랐다.
거트 활동 기간 동안 연안 지역에는 열대폭풍 경보나 주의보가 발령되지 않았다. 공식 피해 집계에서도 거트와 직접 관련된 사망자나 재산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동아시아 지역 역시 거트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한국, 중국, 일본, 필리핀 연안에서는 거트로 인한 강풍, 폭우, 해일 관련 피해 사례가 기록되지 않았다.
거트는 최고 강도 이후 북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점차 약화 단계에 들어갔다. 대서양 중부 해상에서 이동 경로를 유지했으며, 열대폭풍 강도는 9월 4일까지 이어졌다.
약화된 열대 시스템의 재조직화 가능성을 확인한 사례로, 거트는 주변 열대저기압과 가까운 거리에서 상호작용하며 발생과 재발달 예측이 쉽지 않았던 폭풍으로 분석됐다.
9월 4일 북위 39.4도에서 소멸…이달리아에 흡수된 거트
최고 강도 이후 거트는 북대서양 북쪽으로 이동하며 열대 구조를 잃기 시작했다. 해수면 온도 하강과 대기 조건 악화로 열대저기압 구조가 붕괴되기 시작했고, 중심 순환은 점차 약화됐다.
9월 4일 거트는 북위 약 39.4도, 서경 50.8도 부근까지 이동했으며, 당시 최대 지속풍속은 시속 약 74km(40노트), 중심기압은 1001hPa로 분석됐다. 이후 거트는 독립적인 열대폭풍으로 유지되지 못하고 북대서양에서 소멸 단계에 들어갔다.
거트의 잔존 구조는 같은 시기 활동했던 허리케인 이달리아(Post-Tropical Cyclone Idalia)의 순환과 합쳐졌다. 이 과정은 거트의 마지막 생애 단계에서 중요한 특징으로 기록됐으며, 단순한 소멸이 아닌 주변 대기계와 결합하는 형태로 활동을 마무리했다.
거트는 2023년 8월 19일 발생해 9월 4일까지 17일간 추적된 북대서양 열대폭풍이다. 최종 분석 자료는 거트가 9월 3일 시속 92km(50노트)의 최대 풍속과 998hPa의 중심기압을 기록한 뒤 이달리아와 결합하며 생애를 마친 것으로 정리했다.


